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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여만에 32억弗↑…달러예금 '밀물'

시중銀 달러예금 374억弗 돌파

이달 잔액이 1·2월 규모 넘어서

불확실성 대비 '사재기' 확산에

당분간 자금 유입 이어질 전망





원·달러 환율 폭등에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규모가 이달 들어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대표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달러로 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환율이 진정 상태로 돌아섰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만큼 달러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미 달러화 예금 잔액은 374억2,200만달러(46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월 말 342억7,000만 달러(42조6,660억원) 대비 9%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달에만 32억달러(4조원)의 자금이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으로 몰린 셈이다.



시중은행의 외화 예금 잔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과 개인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까지 1,190원선에 머물었던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19일 1,285원70전으로 치솟으며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7월 수준까지 급등했다. 특히 원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개인과 기업은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이는 지난달 기업과 개인들이 고점에서 환차익 실현을 위해 달러를 매도하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685억1,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64억7,000만달러 줄었다. 기업 외화 예금의 경우 48억달러가량 감소했고 개인도 16억6,000만달러 줄어들었다. 그러나 환율 상승이 본격화된 16일부터 달러 사재기가 본격화됐다. 특히 기업들로서는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달러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일부 국가에 국한됐던 코로나19 확산이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화하면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며 “이에 기업과 개인이 환차익을 노렸던 지난달과 달리 당분간 달러화 강세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달러 자산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달러 예금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최근 공포에 휩싸였던 금융시장과 급등하던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다음날인 20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44%, 9.20% 올랐고 환율 역시 1,246원50전으로 하락했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환율 상승 구간에서도 달러 예금 잔액이 이미 지난 1·2월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이달 중 올 들어 최대 규모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스와프 체결로 증시와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낙관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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