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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CP금리 5년만에 2% 돌파…단기자금시장 '살얼음판'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CP(기업어음) 금리가 이날 5년 만에 2%를 넘어섰다.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화방안에도 불구하고 발행시장 불안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CP 91일물(A1등급 기준) 금리는 2.04%로 전일 대비 17bp 뛰었다. 2015년 3월 11일 2.13%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금융사와 기업들의 고금리 조달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25일 현대로템은 183일물 80억원어치를 3.5%에 발행했다. AAA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신한금융지주도 500억원 규모 273일물을 3%에 발행하는 등 계열사 지원을 위해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금리로 단기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가평가 부담이 커진 자산운용사의 투매도 이어졌다. 4월 말 상환되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채권이 4~4.01%에 팔렸으며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카드와 현대제철의 CP도 2%대 중후반에 거래됐다. 증권사가 매입확약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도 금리가 크게 올랐다. 한화투자증권이 매입확약한 인베스트에이치제일차(헌인도시개발PF)가 4.2%에 발행됐으며 하나금융투자의 항동웨스트제일차(삼호 및 대림산업 PF)도 4~4.2%에 팔렸다.

시장에서는 아직 정책에 대한 기대감보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정책자금이 시장에 풀리지 않았을 뿐더러 장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실적 악화 전망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량에 비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 이슈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보다는 신용등급 위주의 보수적 매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보유한 PF ABCP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매입확약한 PF ABCP 규모는 이날 기준 약 13조원이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정책에 PF ABCP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차환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높은 금리로 ABCP를 내다 파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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