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항공, KT&G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 했다. 국민연금은 관심을 모았던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선 예상과 달리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었다. 수탁자책임위 측은 “일부 위원은 조원태 후보와 김신배 후보 선임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지만 ‘찬성’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결정은 지난 24일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의 보유 지분 8.2% 가운데 3.2%를 “의결권 행사가 허용될 수 없다”고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31.98%의 의결권을 확보했던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이 28.78%로 내려앉았다. 재계에서는 당초 국민연금이 2.9% 지분에 대해 의결권 ‘불통일 행사’를 할 것이란 예상이 뒤엎어진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반 개인주주의 표심도 조 회장쪽으로 기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 측은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22.45%에 델타항공 보유지분(10.00%) 카카오(1.00%)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 지분(3.79%) 등 백기사 지분을 합한 37.4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탁자책임위는 이와 함께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서윤석 후보 등의 한진칼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대한항공 주총의 정관 일부변경 안건(이사 선임방식 변경 관련)은 이사 선임방식 변경(특별결의→보통결의)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고 ‘반대’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 사외이사 선임의 안건(조명현)은 기금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하기로 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날 법률경제 전문가 43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7%(39명)가 국민연금의 경영개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찬성한 이는 7%(3명)에 그쳤다. 응답자의 88.4%(38명)는 국민연금 기금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현 기금운용위원회는 총 20명이며 이 가운데 정부측 인사는 8명이다. 전경련 측은 여기에 노조·시민단체 인사 포함하면 총 11명이 정부측 인사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74.4%(32명)를 기록했다. /김상훈·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