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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경찰관] "단순 소액사기 사건서 이상한 낌새...'마스크 포장갈이' 잡아냈죠"

최용록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1팀장

폐기용 마스크 KF94로 포장한 일당 검거

"지능 범죄 갈수록 교묘해져...리더십 중요"

최용록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1팀장이 폐기 대상 마스크를 KF94로 둔갑시킨 뒤 일명 ‘포장갈이’로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에게서 압수한 마스크 포장지를 공개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마스크 포장갈이’ 사건도 처음에는 단순한 소액 사기처럼 보였죠. 돈을 지급했는데 마스크를 일부만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납품받은 마스크를 살펴보니 처음 보는 상품이었어요. 숨겨진 내용이 더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지난 23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만난 최용록(52·사진)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1팀장은 최근 벌어진 ‘폐기용 마스크 포장갈이’ 사건을 수사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최 경감은 팀원과 함께 판매업자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폐기용 마스크를 수거하고 포장해 유통한 일당 8명을 입건하는 데 성공했다. KF94로 둔갑한 폐기용 마스크 30만여장이 시중에 고스란히 유통될 뻔했던 일을 차단한 것이다.

지능범죄수사과의 주요 업무는 공직·선거비리, 보이스피싱, 다단계범죄 등을 수사하는 일이다. 특별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기획수사에 나서기도 한다. 최 경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비리 사건이 늘면서 관련 사건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며 “사회 부조리, 암수범죄 등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까지 첩보 수집을 통해 수사하는 곳이 지능범죄수사과”라고 설명했다.



최용록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1팀장이 폐기 대상 마스크를 KF94로 둔갑시킨 뒤 일명 ‘포장갈이’로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을 검거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스물다섯의 나이로 경찰복을 입은 최 경감은 2004년 경제팀에 몸을 담으며 지능범죄수사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2010년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들어와 이듬해 불법 다단계 업체 ‘거마 대학생 다단계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로도 2014년 생계급여보조금을 빼돌린 ‘보육원 비리 사건’, 2019년 ‘100억원대 콘도회원권 사기’ 등의 진상을 밝혀냈다. 최 경감은 자부심도 들지만 한편으로 지능범죄수사과가 점점 기피 부서가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범죄 수법이 교묘해져 날이 갈수록 증거를 찾는 데 품이 많이 든다. 범죄자가 낮과 밤, 지역을 가리는 것도 아니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최 경감이 찾은 해법은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이다. 그는 “아버지 세대는 아이들이 자라온 환경을 알지만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다. 아버지가 먼저 이해하려 노력하는 게 맞더라”며 “직원들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적합한 일을 나눠주려 노력한다. 이를 적용하니 마스크 수사도 20여일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 굉장히 효율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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