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및 캐주얼의류 브랜드인 ‘캉골’을 보유한 SJ그룹이 상장 넉 달 만에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적극적 인수합병(M&A)에 나서는 한편 해외에 진출해 매출 경로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이주영 SJ그룹 대표는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온라인 매출은 도리어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코로나 사태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로 인한 소비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자신감은 최근 진행중인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시가총액 1,000억원 회사에서 이 정도 금액의 자사주 인수로 주가가 바로 오를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회사가 자사주 매입으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만큼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이번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1,35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해 지난해보다 각각 10%, 23% 가량 더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게 이 대표의 목표다.
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적극적인 M&A를 검토할 계획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매력적인 패션 기업들이 M&A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SJ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은 과감히 인수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사태 전 IPO를 마쳐 현금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기준 SJ그룹의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자산규모는 약 448억원. 전체 자산의 48%가량이다. 전년의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총액 약 113억원에 비해 300억원이상 늘어난 금액으로 지난해 11월 확보한 공모자금을 고스란히 현금성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벤처캐피탈(VC) 출신인 이 대표는 FI와의 협업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그는 “패션산업과 금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VC 또는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협업하면 보다 규모 있고 가치있는 회사를 인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캉골 라이선스를 보유 중인 영국 글로벌 패션유통그룹 IBML와 합자회사(캉골 인터네셔널)를 만들어 해외 진출에 나서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SJ그룹은 약 3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지분 50%를 확보할 계획으로 캉골이 진출한 67개국에서 비즈니스를 벌일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로열티 수수료와 유통마진을 갖고 SJ 그룹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 수익을 얻는 구조다. 캉골의 온라인 매장인 캉골닷컴도 합자회사가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본금 규모 및 합자회사 인력구성, 이사진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태로 국내 매출이 대부분인 SJ그룹의 해외진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은 늘 출렁거릴 수 밖에 없지만 회사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면 이겨 낼 수 있다”며 “M&A, 합자회사 전략 등으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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