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진입으로 올해 보험업계의 금리 역마진 부담이 역대 최대치인 6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2%대로 급락하면서 보험업계가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보험계약의 역마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까지 생명보험사에서 3조3,000억원 규모의 금리 역마진이 발생했다. 생보사들이 보험계약자들에게 지급하는 평균 금리는 4.22%인 반면 자산운용으로 거둬들인 수익률은 3.5%에 그치면서다. 특히 역마진 규모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1조2,000억원이었던 금리 역마진은 2018년 5조7,000억원 불어났다.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자산이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반면 전체 보험계약 중 2000년대 초반까지 생보사들이 집중적으로 판매한 연 5~6% 이상의 금리확정형 보험이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보험료적립금 평균 금리 하락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이달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상 초유의 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올해 자산운용수익률은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보험사 재무담당 임원은 “현재의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당기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신계약 영업까지 얼어붙으면서 1~2년 후에도 수익성과 성장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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