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1배럴에 1달러 42센트, 6.6% 떨어진 20달러 9센트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2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수요 타격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갈등으로 공급과잉이란 구조적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유가 급락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악화와 재고평가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정유사는 통상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데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유가가 짧은 시간 급락하면 과거에 비싸게 산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떨어지고 재고평가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정제마진과 고부가가치 저유황유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정유사들의 실적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 잡고 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010950)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31일 원 연구원은 실적추정치 조정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18만원에서 13만원으로 S-Oil의 목표주가는 10만 5,000원에서 8만 5,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원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악화는 주로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 및 원유재고평가손실 발생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 역시 눈높이를 낮췄다. 손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Oil 역시 기존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시장 컨센서스인 1분기 영업적자 2,057억 원보다 더 큰 1조434억 원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이와 함께, S-Oil의 1분기 영업적자는 지난 27일 시장 추정치인 -1,444억원보다 더 큰 -5,218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는 “유가 급락으로 인해 정유사업부의 재고 효과(Lagging argin·래깅 마진) 손실, 재고평가손실 모두 극대화 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 정유설비 공급과잉 국면 진입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 IMO2020이라는 허상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직후의 실망감은 올해 들어 정유업체 주가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휘발유, 항공유 가격 약세는 당분간 정제마진 하락의 추가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jjss123456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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