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들으려면 뭘 준비해야 되나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도 볼 수 있나요?”
사상 첫 초중고 온라인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원격수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화상강의 시청에 필요한 웹캠(컴퓨터용 카메라)은 물론이고 노트북과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등 PC 주변기기 시장이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1일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3월23~30일) 웹캠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폭증했다. 옥션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대비 260%, G마켓에서는 238% 더 많은 웹캠 판매가 이뤄졌다. G마켓은 3월 한 달 간 웹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이나 PC에 대부분 웹캠이 내장되어 있는 만큼 업계는 특수를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업무나 수업이 모두 화상으로 이뤄지며, 기본 스펙 이상의 고사양 장비를 갖추려는 욕구가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웹캠을 취급하는 한 유통사 관계자는 “3개월 정도 판매될 물량이 1주일 만에 완판됐다”며 “추가 물량을 급히 준비해 4월 중으로 입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날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 방안을 발표하자 포털사이트에서는 웹캠이 실시간 인기 검색에 오르기도 했다.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PC 주변기기 판매도 덩달아 늘었다. 3월간 키보드는 작년에 비해 61%, 마우스는 35% 더 팔렸다. 브랜드 PC 역시 지난해 3월에 비해 판매량이 149% 늘었다. 11번가에서는 이어폰과 태블릿 PC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절대 판매량이 적지 않은데도 이어폰과 태블릿 PC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3월1~29일) 각각 53%, 36% 증가했다”며 “집에서 근무를 하거나 수업을 듣는 상황에서 헤드셋보다 익숙한 이어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태블릿 PC와 노트북은 ‘보조 PC’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가 1명 이상인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PC 외에 보조 교구로서 태블릿 PC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 업계에서는 “원래 3월이 학교 입학이나 신학기 시작으로 PC 구매가 연중 가장 많은 달인데, 코로나로 인해 이런 이벤트를 건너 뛴 대신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구매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OTT 서비스를 통한 영상 콘텐츠 시청이 늘어난 것도 태블릿 구매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보다 큰 10~12인치 화면으로 영상을 보기 위해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앱마인더’는 넷플릭스 2월 이용자 수가 104만 명으로 한 달새 92만 명에서 12.8% 늘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 트렌드가 정착하며 코로나19 이후에도 PC나 주변기기 판매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연 1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는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과 더불어 웹캠 수요도 계속해 발생할 거란 전망이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