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철강산업의 경기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일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을 종전 ‘Baa2’에서 ‘Baa3’로 하향조정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판매량 기준 국내 2위의 철강업체다. 기아차·현대차 및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회사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는 현대제철이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연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대비 추가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2016~2018년 약 3조원의 EBITDA를 창출했으나 업황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2조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유가 하락과 자산가격이 하락한 것과 경기전망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철강업은 경기변동성에 민감한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션 황 무디스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Baa2’ 수준 대비 신용도가 약해져 있었다”며 “이미 부진했던 업황의 추가적 악화에 대한 완충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안정성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올해 현대제철의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8배 이상으로 지난해 6.1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수익성과 재무 레버리지를 ‘Baa3’ 신용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은 회사가 보유한 국내 시장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캡티브(내부거래) 수요 및 유사시 회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해 독자신용도 대비 2등급 상향된 수준이다.
향후 회사의 수익성 개선이나 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될 가능성도 크다. 무디스는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지속적으로 5.5~6배를 상회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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