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미국 제재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19.1% 성장했다. 미국의 제재가 이어졌지만 화웨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다른 제조사들을 제치고 더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일 화웨이는 ‘2019 연차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588억위안(약 147조 9,7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9.1%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627억 위안(약 10조 8,032억원)을 기록했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2019년은 화웨이에게 매우 도전적인 한 해”였다며 “외부의 엄청난 압박에도 오로지 고객가치 창출에 전념했으며 전세계 고객과 파트너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이끄는 캐리어 비즈니스 사업부는 지난 2018년보다 8.6% 증가한 897억위안(약 15조 4,5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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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컨슈머 비즈니스 사업부의 매출은 4,673억 위안(약 80조 5,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급증했다. 화웨이는 지난 한 해 전세계에서 2억 4,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화웨이의 성장은 중국의 ‘애국 소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화웨이의 중국 매출은 5,067억 위안(약 87조 81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6.2% 급성장한 반면 해외 시장 매출은 1.6%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38.5%로 전년(27%)보다 대폭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대되면서 화웨이의 높은 중국 의존도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 스마트폰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생산 활동을 멈춘데다 중국 내 소비 심리도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로 구글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하지 못하게 된 점은 유럽 등 해외 판매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공개한 화웨이 플래그십폰 P40 시리즈에도 안드로이드 10을 기반으로 만든 화웨이 자체 운영체제(OS) ‘EMUI10.1’이 탑재됐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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