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좋은가요, 삼성전자가 좋은가요?” 요즘 주변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로 117만명이 새로운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지난 3월 이후에만 저가매수의 기회를 활용해 무려 60만개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나의 대답은 “두 종목 다 좋습니다. 절반씩 사세요”다.
주가가 폭락하는 경제위기에 개인들의 신규 유입자금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투자가의 주식매도를 그대로 받아내고 있다고 해서 소위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는 이 똑똑한 돈들이 요즘 가장 많이 사는 주식은 삼성전자와 아마존인 것 같다. 개인들은 3월 한 달 삼성전자 주식만 4조원 넘게 사들였다.
‘주가는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른다’라는 월가의 명언처럼 일단은 코스피 주가지수가 1,450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1,700포인트 선을 회복했고 위기의 신호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이 1,280원까지 상승했다가 1,210원대까지 하락 안정됐다. 시스템 붕괴 가능성이라고 이야기하는 금융위기의 급한 불은 잦아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앞으로 주요 국가에서의 고용 악화와 소비 부진에서 발생하는 경기침체, 그리고 기업이익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정책 공조를 통해서 막아내고 있지만 진짜 경기불황은 시간을 두고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 개발 등이 변수겠지만 단기적으로 회복 중인 주가는 기업이익 감소와 함께 추가적인 조정이 나올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결론은 지금부터는 산업별·기업별 실적 점검과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비대면 산업, 즉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나 삼성전자 등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초우량기업은 독점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경기침체의 불황을 맞는 산업이나 기업도 나올 것이다. 위기는 장기적으로 기회인 것은 맞지만 그 어느 때보다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사전적인 준비와 분석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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