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 세 번째 자동차강판 전용 가공센터를 짓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점찍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에 들어간 것이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 경영위원회는 인도네시아 자동차강판 전용 가공센터(P-IJPC) 3공장 신설을 위한 증자를 결정했다. 신설될 공장은 연간 가공능력 10만톤 규모로 기존 IJPC 1·2공장이 들어서 있는 자카르타 인근 KIIC공단에 지어질 예정이다. 3공장이 완성되면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만 총 30만톤가량의 가공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는 구체적인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포스코가 코로나19로 철강 업황이 얼어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확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강판 시장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매년 5%에 달하고 인구 평균연령은 29세로 젊은 소비층이 두껍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약 103만대의 자동차가 팔렸으며 이는 아세안 국가 중 최대 수치다. 자동차 보급률은 지난 2017년 기준 인구 1,000명당 86대에 불과해 소득이 높아지면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지역 차 강판·냉연 신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서부지역 일본 완성차 제조사들의 수요가 견조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최 회장이 2018년 취임 후 첫 출장지로 선택하며 본격적으로 챙기고 있는 성장시장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미얀마와 함께 포스코가 그동안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한 지역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해외법인 실적 개선을 목표를 내세웠는데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8년 포스코가 7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한몫했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해 세운 일관제철소(PT크라카타우포스코)는 2014년 가동 이후 적자였지만 고수익 후판 판매 확대와 판매가격 상승 등으로 2018년 흑자전환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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