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 실시간으로 탐지

부유미생물 100만배 농축 기술

세종대·KIST 연구진 공동 개발

공기 중 세균이나 곰팡이 농도를 실시간 탐지하는 바이오에어로졸 기술을 소개한 국제학술지 ACS센서 표지.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농도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이 나왔다. 바이오에어로졸은 생물학적 기원을 가진 공기 중 부유입자를 통칭한다.

이에 따라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부유미생물을 포착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숙주로부터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빌려 쓰는 바이러스 탐지에는 적용할 수 없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정재희 세종대 교수와 김병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복지연구센터장 공동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인 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포집, 미생물이 가진 ATP와 반응해 빛을 내는 발광효소를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극저농도(약 1억개 입자 중 1개)로 존재하는 부유미생물을 센서가 읽어낼 정도로 농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료 포집부터 분석까지 자동화되지 못했고 상온에서 활성이 저하되는 발광효소의 특성상 장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했다.



공동연구팀은 청소기부터 화력발전소까지 공기에 섞여 있는 먼지를 포집하는 데 널리 쓰이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100만배까지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78만배보다 뛰어나다. 공기 1㎥(액체로 환산 시 100만㎖)당 100CFU 정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100만분의1(1㎖)의 액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핵심은 시료와 닿는 사이클론 내부 표면을 균일한 액막이 형성되도록 초친수성 물질로 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기 중 시료를 액상 계면에 자연스럽게 액화 포집해 바로 탐지부로 이송되도록 자동화했다.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광효소와 기질을 디스크 형태의 종이에 고정화해 탐지부를 구성했다.

실시간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장비(ABMS).

정 교수는 “서울의 6개 지하철역에 적용한 결과 5분마다 연속적으로 부유미생물 농도 정보를 얻었다. 이 정보는 기존 콜로니 계수법으로 측정한 농도와 비슷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실내외 대기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ACS센서(ACS Sensors)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고광본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