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일 은행·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를 매입해 5조원대 자금을 시중에 공급한다. ‘무제한 돈 풀기’를 개시한 후 첫 자금 공급이다.
한은은 이날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5조2,500억원이 응찰했다면서 이 금액 모두 공급한다고 밝혔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0.78%로 결정됐다. 한은은 91일물 통화안정증권 관련 민평3사 수익률, 최종호가 수익률, 직전 RP매입 평균금리, 증권사 RP조달금리 등을 고려해 이번 모집금리를 결정했다.
한은은 “RP매입 금리는 대출금리 성격이어서 기준금리보다 낮을 경우 역마진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또 RP매입 금리가 RP매각 금리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금융기관 응찰규모가 과다할 우려가 있다”고 모집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 미만으로 RP를 매입할 경우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오인할 우려도 고려됐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6월 말까지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주고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통화)이 풀리는 효과가 난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RP 매입 입찰을 하되 4월 첫 입찰에 한해서만 목요일인 이날 실시하기로 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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