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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경봉쇄는 北 코로나 확산 심각하단 뜻"

北 신경내과 의사 출신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체제 동요 막기 위해 정보 은폐

북한내 사망자 계속 발생은 확실

주민 생명보다 이미지 관리 골몰

南에 도와달라 손 내밀지 않을 것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계속 나오는 게 확실합니다. 지난 2월에 의학적 감시자(격리자)가 2만여명이라고 밝혔다가 지난달 27일 2,280명이 추가로 있다고 했잖아요.”

2012년 초 입국한 최정훈(46·사진)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2003년 사스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감염자가 없다고 정보를 은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진의학대 임상의학부(6년)를 졸업한 그는 신경내과 의사를 하다가 청진철도국 위생방역소에서 전염병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 우리 정부기관 등에 북한 보건의료 정책 등을 자문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 당초 의학적 감시자 중 외국인 380여명을 포함한 3,000여명을 제한적으로 격리 해제했으나 중국과의 접경인 평안북도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또다시 평안남북도·자강도·나선시 등의 의학적 감시자를 추가로 밝힌 것은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1월22일 중국과의 국경을 차단했는데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한 지 두 달가량 지난 뒤라 그 사이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북한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이유도 있겠지만 생활필수품의 80% 정도를 들여오는 국경을 서둘러 차단했을 때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북한은 사스 사태 때는 국경을 8개월간 차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초까지 엄격한 이동제한과 외국인·무역일꾼·유증상자 등을 격리 조치했고 결혼식·장례식 등도 불허하다가 이후 제한적으로 해제했다. 이 사이 중국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연맹(IFRC)으로부터 검사장비와 진단키트 등을 지원받았고 3월 말에 국경없는의사회로부터도 지원받았다. 그는 “평양과 주변만 사용해도 진단키트가 크게 부족해 지방은 엄두도 못 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정보를 공개하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체제 동요를 막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북한은 평소에도 주민 이동을 통제하는데다 간염·장티푸스·콜레라·말라리아·홍역 등 전염병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한 적응력이 있어 전염병 통제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동해안에 피신해 있다가 지난달 17일 평양에 복귀해 ‘인민에게 현대적인 병원이 없다는 게 가슴 아프다’며 10월10일까지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건물만 세우고 첨단 의료시설은 미국한테 해달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잇단 미사일 도발도 미국의 관심을 끌고 체제 결속을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먼저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는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에 타미플루를 요청해 50만명분을 지원받았으나 그해 11월30일 실시한 화폐개혁 실패로 민심이 흉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주민의 생명보다 체제 유지와 이미지 관리에 골몰하는 특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경 차단으로 인해 북한에서 생활필수품과 외화 부족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4,500원선이던 쌀 1㎏ 가격이 폭등했으나 당국이 5,000원으로 통제하면서 장마당에서 유통이 잘 안 되고 있다”며 “물자 부족으로 주민들이 생필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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