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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접고 QD 키우는 삼성...TV전략 새로 짠다

적자 사업부 정리해 수익성 개선

QNED 등 신기술 도입 원년 포부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는다. 수년간 적자를 본 LCD사업부를 과감히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년을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QD디스플레이, 퀀텀닷나노디스플레이(QNED) 등 신기술 도입 확대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4·4분기부터 국내 및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7세대·8세대 LCD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진이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결정의 배경에는 수년간 중국 업체들의 저가 LCD 공세를 겪으며 불어난 LCD사업부의 적자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4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뿐 아니라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에서도 타격을 받으며 최소 3,000억원에서 많게는 전년 동기(5,600억원 적자)보다 큰 규모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시카우인 중소형 OLED 패널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하며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를 폴더블 OLED로 전환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년 상반기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으로 QNED의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사업 철수로 삼성전자는 내년 대형 LCD TV 제조 대부분에 중국·대만 업체의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정리에 나서는 것은 디스플레이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통해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TV사업 전략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경쟁사 대비 늦춰진 LCD 사업을 정리하며 수익성을 개선해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30일 디스플레이 업계 및 증권사들은 이번 결정을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 회복과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곽진오 디스플레이연구소장 등 삼성디스플레이 임원진은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LCD 사업 정리를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우한시에 위치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어 패널 단가가 소폭 상승했지만 이미 수년간 이어져 온 적자로 한계상황이라는 보고가 이어졌다. 여기에 LCD 사업의 적자를 메꿔줬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효과가 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타격이 스마트폰에도 이어지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전자 갤럭시뿐 아니라 애플 아이폰도 중국 내 매출이 반토막 나고 신제품인 아이폰12의 출시일도 기존 9월에서 연말로 연기되며 적자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도 뼈아픈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1·4분기에 지난해 동기(5,600억원)보다 더 큰 폭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연결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설비 등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고 생산라인을 차세대 공정으로 전환해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LCD 생산능력은 한 달 기준 7세대 16만5,000장, 8세대 36만3,000장 규모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7세대 팹 공간을 6세대 플렉시블 OLED 증설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 업체에 비해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생산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차기 8세대 팹은 QD디스플레이 또는 오는 2021년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는 퀀텀닷나노디스플레이(QNED) 생산설비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은 QD디스플레이 개발의 첫 산물인 QD-OLED의 제품이 양산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QD디스플레이는 2021년 TV패널이 출하되고 QNED 디스플레이는 2021년 양산 기술 확보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QNED TV 양산에 성공한다면 올레드 TV에 사활을 거는 LG디스플레이에는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저가 LCD 공세를 겪으며 최근 수년간 LCD 비중을 줄여왔다. 지난해 10월 QD디스플레이에 향후 5년간 1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를 밝히며 아산1캠퍼스 내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생산라인의 QD디스플레이 공정 전환에 들어갔다. 한때 30% 가까운 점유율로 전 세계 LCD 시장 1위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1~3위를 차지한 중화권 업체와 4위 LG디스플레이에 이어 10%도 안 되는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정리로 삼성전자의 TV사업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대표 제품인 QLED TV 등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패널에 삼성전자의 QD 시트를 붙여 제조된다. 내년부터 생산되는 QLED TV 제품 대부분에 중국(BOE·CSOT) 및 대만(이노룩스) 업체들의 패널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도 일부 제품에 중화권 업체 패널을 사용하고 있고 향후 이 비중이 확대되더라도 QLED 브랜드 이미지 타격 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LCD 사업 정리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2020년형 삼성전자 QLED 8K 인피니티 스크린 제품.영국 IT 전문 매체 T3는 삼성 TV를 “지구상 최고의 TV”라고 극찬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하고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TV 사업 전략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TV 사업 전략은 QLED와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투 트랙’이다.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은 8K QLED TV와 마이크로 LED를 활용한 ‘더 월 럭셔리’가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접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차세대 TV 자리를 두고 QD 디스플레이 TV와 마이크로 LED TV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일단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크기가 작아질수록 원가가 높아지는 만큼 시장성 때문에 출시가 미뤄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줄곧 현재 주력 TV 제품인 QLED의 뒤를 이을 차세대 TV는 마이크로 LED TV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QD 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시작하면 삼성전자도 QD 디스플레이 TV 제작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QD 디스플레이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차세대 기술이지만 투입된 투자비와 수율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하이엔드급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수뇌부의 디스플레이 사업 교통정리로 중요성이 높아진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가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 QD 디스플레이 제품이 양산될 경우 차세대 TV 자리를 두고 마이크로 LED와 QD 디스플레이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QD 디스플레이 정식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0월 QD 디스플레이 개발에 오는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LCD 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빨리 LCD 사업을 접으면서 QD 디스플레이 개발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현재 대표이사 직속의 QD사업화팀도 조만간 사업부로 승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밖에 75인치 이하에 강점이 있는 퀀텀닷나노디스플레이(QNED) 등 ‘게임 체인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탈(脫)LCD’ 기조로 공급선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전체 LCD패널 가운데 중화권 업체의 비중은 대략 40%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내년이면 LCD 패널 전부를 중화권 업체로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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