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외화 조달로 얼어붙은 해외 한국물 시장의 포문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3일(현지시간) 2억스위스프랑(한화 약 2,530억원) 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5년이며 금리는 연 0.875%다. 5년물 미드스왑 금리에 약 140bp를 가산한 수준이다. 발행 주관사는 UBS다.
시장에서는 석유공사의 이번 자금 조달로 해외 시장에서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달 말 최대 3억호주달러(한화 약 2,200억원) 규모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려고 했으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리조건이 크게 오르는 등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민간기업인 대한항공과 동양생명, 신한은행 등도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플랜B’를 찾았다.
그간 발행 시기를 조율해오던 한국수출입은행도 외화 조달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글로벌IB(투자은행)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면서 외화 채권 발행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그간 발행사도 투자자도 사실상 관망 상태였다”며 “금리 수준보다는 일단 한국물 발행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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