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배민, 소상공인 위한다지만…매각가 거품논란에 몸값 띄우기 '꼼수'

■배민 수수료 왜 올렸나

지난해 4조7,000억원에 팔렸지만

"고평가" 아직까지 몸값 논란 중

미래가치…매각가 간극 좁히려

배달 수수료↑ 라이더 수수료↓

"합병땐 정보 97% 독과점 악용"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배민) 매각가인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를 두고 업계에서는 매각 당시부터 가치 대비 고평가된 것이라며 거품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배민이 들고 나온 방어논리는 간명했다. 지난 2018년 전국 식품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모바일 앱을 이용한 사람은 6.4%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게임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배민은 당시부터 수수료 인상을 통해 매각가와 시장가치의 갭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고 귀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영업이 생존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배민의 수수료 체제 개편이 꼼수로 비치며 더욱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가치와 매각가 갭, 수수료 인상으로 메우나=8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배민 매각가 고가 논란이 재점화됐다. 배민의 매각가 4조7,000억원은 2017년 이후 국내 기업의 M&A 시장에서 최고로 꼽히는 유니레버의 카버코리아 인수(3조원) 기록을 경신했다. 배민 매각가는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 2조5,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M&A 업계 관계자는 “배민의 가치 대비 가격 논쟁은 인수 전부터 M&A 시장에서 제기됐다”며 “배달·e커머스 업체 등 신 사업에 대한 가치 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래 가치 창출에 방점을 지나치게 찍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배달에 대한 시장가치 선정이 모호한 상황에서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은 가치와 매각가의 차이를 메우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타이밍에 대한 지적이 대세를 이룬다. 불황에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배가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2~3월 로열티 면제를 들고 나와도 일부 임대료 면제 업장을 꼽으며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배민의 처사는 자영업자를 등 돌리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고꾸라진 실적도 수수료 인상에 작용=업계에서는 ‘배민의 오판’이 지난해 실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5,654억원으로 1년 새 80% 늘었다. 하지만 364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6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지 4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 525억원에서 지난해 적자 전환했는데 이 이유 역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처우 논란이 주기적으로 제기된 라이더의 임금 보상이 아닌 B마트·배달로봇과 같은 신기업 투자로 영업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실제 배민은 최근 라이더에게 주는 수수료를 올해 들어 건당 1,000원 이상 삭감한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배달 1건당 라이더가 받는 금액은 지난해 11월 5,500원대에서 12월 5,000원대로 줄었다가 올해는 평균 4,000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건당 지급액은 지난해 전체 평균인 4,342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우월적 지위 역시 수수료 체제 개편의 밑바탕이 됐다. 시장조사 업체인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3월9일~4월7일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기업, 조직·정부, 공공기관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국내 5개 배달앱의 ‘소비자 관심도(정보량)’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민·요기요·배달통 3사의 온라인 정보량이 96.7%에 달했다. 배민을 인수한 DH는 요기요와 배달통도 소유하고 있다. 정보량에서도 배민의 점유율은 11만7,953건(68.96%)에 달했고 요기요는 4만1,533건(24.28%), 배달통은 5,988건(3.50%)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DH와 배민의 합병이 완료될 경우 DH가 소유하게 될 이들 3사의 정보량 점유율은 무려 96.74%에 달하게 된다.

배민은 매달 8만8,000원씩 받는 정액제 울트라콜과 함께 주문 발생 때마다 5.8%를 받는 정률제를 오픈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정률제의 경우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배민은 1일부터 5.8% 정률제 광고 시스템은 오픈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울트라콜이 폐지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배민을 사용하는 자영업자 게시판에는 기존 울트라콜을 사용하면 거의 광고 노출이 되지 않아 주문 건수가 현격히 떨어져 울며 겨자 먹기로 정률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보리·노현섭기자 bor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