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반도체 시장 규모는 3,458억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올 초까지만 해도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8%가량 증가한 3,848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달 전망치를 3,706억달러로 낮췄다. IC인사이츠 측은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이달 또다시 전망치를 떨어트렸다. 코로나 19 발생으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연초 예상치 대비 390억달러가량 줄어든 셈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또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반도체 수요 감소는 자연스레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정적 전망도 잇따른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는 등 전체 D램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모바일용 D램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공급 부족 우려로 오름세를 지속하던 PC용 D램(DDR4 8Gb) 현물 가격 또한 지난 7일 이후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 및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클라우드 시장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DDR4 32GB 기준 서버용 D램 가격은 지난해 말 106달러에서 지난달 121.3달러로 오르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외국인 입국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클라우드 센터 증설 등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올 하반기부터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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