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악의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음주 춘계 IMF·세계은행(WB) 총회를 앞두고 이날 사전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위기의 깊이와 지속성에 관해 이례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 경제 성장이 올해 마이너스로 급격히 전환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래 최악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지난달 27일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나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훨씬 암울한 것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앞서 IMF는 코로나19 영향이 거의 없던 1월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오른 3.3%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급격하게 확산되던 2월22일만 해도 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사이에 세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진단을 내린 셈이다. IMF는 오는 14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춘계 총회에서 수정된 세계 경제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189개 회원국 가운데 160개국 이상의 1인당 소득이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오늘 그 숫자는 완전히 뒤집혔다. 우리는 170개국 이상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올해 하반기에 잦아들면서 억제 조치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된다고 해도 내년도 세계 경제는 부분적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지속성 등을 포함한 수많은 변수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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