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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우울한 백화점

체험공간 위주로 재편된 백화점

유지보수·관리비 비중 커 부담

1분기 매출 30%, 영업익 70% 줄듯

백화점 업계가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쇼크’ 공포에 떨고 있다. 업계 평균 전년에 비해 매출은 10% 안팎, 영업이익은 20~40% 대로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크게 벗어난 실적을 발표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식료품·생필품 수요 증가로 사정이 다소 좋아진 마트·슈퍼와는 달리 백화점은 유통 업태 중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12일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각사는 이번 1·4분기 최대 20~30%의 매출 하락과 최대 70%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1월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늘었으나 2월에는 17% 가량 감소하고 3월에는 30%대의 매출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4분기 전체로는 매출 하락률이 20%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이 이렇게 줄면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줄기 마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4분기 매출 감소 폭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거의 안 나온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각종 비용과 투자금의 지출 시기 등을 조절해 1·4분기 영업익 감소폭을 줄여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로 사정이 좋지 않다. 유진증권은 신세계가 이번 1·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20.1% 줄어든 1조2,000억원의 매출과 74.2% 감소한 2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신세계 1·4분기 영업익이 지난해 보다 79.9% 감소한 22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KB증권은 매출과 영업익 각각 19%와 71%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대형 점포 위주로 사업장을 전개해 효율을 극대화해왔다. 백화점이 상품 판매 공간에서 나들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 착안해 대형 백화점을 세우고 엔터테인먼트 시설 비중을 높여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나들이가 줄어들면서 유지보수비와 관리비가 더 많이 나가는 대형점이 소형점에 비해 손해가 더 큰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입지 좋은 곳에 있는 대형점포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걱정이 태산이다. 유통업계는 롯데백화점 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최대 40%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화점에서 파는 여러 품목 중 값비싼 해외 패션만이 여전히 강세인데 롯데백화점은 대중형 점포가 많아 현대와 신세계에 비해 매출 하락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롯데백화점이 속한 롯데쇼핑 차원에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코로나19 이후 사정이 다소나마 좋아져 백화점의 부진을 커버했다는 것이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위안 거리다.



그러나 일별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연히 줄어든 4월 이후에는 백화점 매출이 확연히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내수 업종, 그 중에서도 백화점이 가장 먼저 회복할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태가 최악일 때 매출 목표 대비 달성률이 50%였다면 4월에는 80%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1·4분기 유통사 실적 증감 컨센서스(단위:%)

매출 영업익
롯데쇼핑 -6.6 -40.1
현대백화점 +3.1 -20.4
신세계 -8.74 -45.2
*자료=FN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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