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송현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 매각을 본격화한다.
13일 한진그룹은 ‘삼성증권-KPMG’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 유휴 자산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 △왕산레저개발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와 건물(1만2,246㎡)이다.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대한항공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자산 매각을 통해 한진칼(180640)의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 대상 중 송현동 부지는 여러 후보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서울시 측은 공원으로의 개발 계획을 밝히며 대한항공에 인수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기대금액이 달라 딜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시는 매각 주관사 선정 이후 작업이 본격화되면 협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공원법에 의거해 토지를 보상 수용하려는 계획 때문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송현동 부지는 관광진흥법·학교보건법 등의 제약에 발목을 잡힌 상태라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인수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의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송현동 부지는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갖고 ‘7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왕산레저개발은 조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계열사다.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역시 조 전 부사장의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진행하는 만큼 가격대를 낮게 팔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매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미국 LA에 있는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의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의 추가적인 매각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시진·박윤선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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