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매입을 시작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이날 발행한 메리츠캐피탈의 3년 만기 여전채 2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금리는 AA등급 민평금리에 6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연 1.809%로 결정됐다.★본지 4월11일자 18면 참조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이 AA-등급 이상인 만큼 메리츠캐피탈은 금융그룹 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AA)의 신용보강을 통해 지원 자격을 갖췄다.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다.
그간 채안펀드 운용사 측은 “시장에서 여전채 물량을 소화하되 여의치 않으면 채안펀드가 도와주겠다는 것일 뿐, 시장보다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여전채 발행사는 채권 발행을 도와주겠다고 출범한 채안펀드이므로 시장보다 우호적인 조건으로 매입해야 한다며 이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 메리츠캐피탈의 여전채를 매입하면서 운용사와 발행사 간 금리 이견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채안펀드 운용 목적은 시장 수급을 보완하는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발행조건을 기준점으로 매입조건을 결정해 시장발행을 우선적으로 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안펀드의 회사채 매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6일 롯데푸드 회사채 수요예측에 300억원 참여한 후 13일 롯데칠성음료에도 600억원 주문을 넣었다.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 매입도 3일 이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기아차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참여해 8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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