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기능성 섬유 업체로 있으면서 연구개발(R&D) 개발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면 흑자 전환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근 기능성 섬유 업체에서 바이오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벤텍스의 고경찬 대표는 15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제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벤텍스는 지난해 5년 만에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시장에서는 바이오케미컬 기업으로의 사업 전환에 성과가 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대표는 이러한 결과물에 대해 20년간 R&D에 매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 대표는 “그동안 기능성 섬유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힘을 썼다면, 이제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케미컬 사업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의 원소재를 어디에 적용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공 제품으로는 항바이러스 기능을 갖춘 ‘헬사클린 항균 스프레이’가 꼽힌다. 고 대표는 “피부에 유해한 성분이 적은 섬유를 제작하기 위해 개발해둔 신소재를 스프레이 형태로 내놓았는데 항균·소취 성능이 뛰어나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항균 스프레이가 인기를 끌면서 수출도 급증 추세라는 게 고 대표의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춰 벤텍스가 개발한 신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내놓은 게 시장에서 통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벤텍스는 이 신소재로 과학기술통신부 주관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 에탄올이나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활용한 살균 스프레이와 달리 복합 미네랄 친환경 물질을 활용한 결과,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활용 가능성도 열 수 있었다. 현재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흡입독성 서면평가를 통과하고 본실험을 앞두고 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실험에서는 코로나19와 유사한 RNA 계열의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를 99.9% 제거하는 등 효험도 입증했다. 고 대표는 “KOTITI 시험연구원 테스트에서 마스크 필터 손상 없이 한 번 분사에 72시간까지 항균 지속성이 확인됐다”면서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분도 전혀 검출되지 않아 옷이나 손잡이 등에 쓸 수 있고 마스크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주문량만 70만병을 넘겼다. 지난달 일본에 10만병으로 수출을 개시한 뒤 이달에는 약 56만병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국·중국·베트남 등지에도 3만~5만병씩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판매량도 월 10만병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다. 고 대표는 “항균 스프레이처럼 바이오 신물질을 활용해 열·물·공기와 접목한 제품을 개발하면 올해 안정적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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