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을 뜻하는 ‘브랜드K’ 브랜드가 새겨진 한국형 워크스루(이동 검사소)가 17일 처음으로 해외로 수출된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워크스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인 여부를 주변 감염없이 안전하고 빠르게 대규모로 검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도 수요가 증가하자 정부가 체계적인 수출지원에 나선 결과다. ★본지 4월8일자 18면 참조
16일 정부에 따르면 고려기연이 생산 중인 양방향 워크스루 30대가 ‘K-워크스루(사진)’ 브랜드를 달고 17일 태국에 수출된다. K-워크스루는 화학·전자에너지 분야 필수 장비인 글러브 박스(glove box) 생산 국내 1위인 고려기연과 안여현 부산 남구 보건소 의무사무관이 함께 착안해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워크스루는 국내 코로나19 검역현장에 투입돼 확진 검사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해 내면서 세계 각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정부도 특허청 주도로 범정부지원단을 만들어 수출지원에 나섰다. 특허청은 워크스루 기술보호를 위해 국내외 특허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산과 자금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존의 중소기업 제품 수출 국가 브랜드인 ‘브랜드K’를 제품에 적용해 해외 판로를 돕고 있다. 외교부와 기획재정부는 워크스루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보건복지부는 워크스루 생산기업을 ‘코로나19 수출기업 명단’에 반영했고, 대외협력사업 전담기관인 코이카는 전 세계 수요조사를 맡았다. 이를 통해 범정부 지원단은 한국형 워크스루의 세계 표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고려기연은 자체적으로 양방향 워크스루의 특허 출원과 제품 수출 등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를 정부 부처가 앞장서 글로벌 기술표준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고려기연도 ‘세계 표준’를 위해 정부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고려기연 대표는 “워크스루의 미국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정부가 나서 문제를 풀고 (수출에 필요한) 다양한 협조를 해주고 있다”며 “한국산 워크스루 제품이 세계 표준이 돼서 전세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특별 화상정상회의를 통해 각 국과 워크스루 협력방안을 약속했는데, 사흘 만에 태국으로 수출하는 첫 성과가 나온 것이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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