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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 코로나19로 사망

'연애소설 읽는 노인' 세계적 베스트셀러

칠레 태생으로 망명 후 스페인 정착

환경문제,생태학, 사회비평 등 거장

코로나19 확진 후 6주 투병 끝에 숨져

루이스 세풀베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핫라인’ ‘우리였던 그림자’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칠레 출신의 세계적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71·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스페인의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별세했다.

세풀베다의 저서들을 출간해온 바르셀로나의 투스케 출판사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풀베다가 스페인 북부 오비에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AFP통신과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세풀베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약 6주간 투병했다.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난 세풀베다는 학생 운동의 전력이 있으며, 당시 상당수의 칠레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피노체트의 독재를 피해 망명했다. 수 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떠돌던 그는 1980년 독일로 이주했고 1997년부터는 스페인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왔다.



1989년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첫 장편소설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을 발표해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 놓았다. 아마존 부근에 사는 연애 소설을 읽기 좋아하던 한 노인이 침략자들에 의해 산산조각 난 자연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직접 총을 들고 숲으로 떠나는 과정을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그려내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모두 받았다.

스페인어권에서는 대중적 인기와 작품성을 겸비한 정상급 작가로 꼽히는 세풀베다는 스페인에서 매년 ‘이베로 아메리카 도서 살롱’ 이라는 독자적 문화 행사를 개최해 왔다. 환경 문제와 생태학, 사회 비평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 그는 정치적 탄압으로 사라진 실종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어디에도 없다’를 기획해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라틴아메리카의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비롯해 누아르 형식의 ‘귀향’, 고래를 보호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이야기 ‘지구 끝의 사람들’, 감정의 나약함에 대해 풍자한 ‘감상적 킬러의 고백’ 등 다수의 책을 남겼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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