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기간이 1~3년으로 짧으면서도 연평균 6~8%대의 중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출형 부동산 펀드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배인환(사진) 아하에셋자산운용 투자부문 대표는 1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취급해온 부동산펀드는 청산 완료까지 6~7년이 걸리는 실물형 투자가 많아 투자자들의 돈이 장기간 묶였다”며 “아하에셋은 수익률을 높이면서 회수 기간은 크게 줄인 부동산 투자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하에셋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윤경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부동산·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다. 배 대표는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에서 수 조원의 투자를 담당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윤 대표가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회사의 투자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배 대표는 증권사들이 주도해왔던 대출형 부동산펀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행위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이란 얘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권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신생 자산운용사들에겐 기회다. 배 대표는 “규제 이슈와 코로나 19가 맞물리면서 대출형 부동산펀드 시장도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법률가와 금융인이 모여 만든 아하에셋은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출형 부동산펀드 운용 전략은 단순하다.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아파트·상가·오피스텔 등 부동산 건설 사업장에 중순위(총 투자액의 40~50%)로 투자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수익률은 낮지만 리스크가 적은 선순위 투자(총 투자액의 30~40%)는 시중은행과 대형 보험사에 맡긴다. 수익은 크지만 위험도 높은 후순위는 시행사가 자기자본으로 10~20%를 책임지도록 했다. 아하에셋의 수익을 높이면서도 손실은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장에 손실이 나더라도 최대 20%의 버퍼를 마련한 것이다. 펀드의 투자 기간도 1~3년으로 최소화했다.
배 대표는 “투자방식은 부동산 PF 투자부터 브릿지론, 잔금 유동화 대출 등 다양하다”면서 “중순위 투자 시 증권사를 비롯해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과 대오를 맞춰 투자 신뢰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실물형 부동산 펀드는 청산에 따른 최종 투자 회수까지 통상 6~7년이 걸리기 때문에 부동산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며 “반면 아하에셋이 집중할 대출형 부동산 펀드는 투자 기간이 짧고, 연간 수익률도 6~8%대여서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아하에셋은 ‘1호 펀드(230억원)’와 ‘2호 펀드(300억원)’의 투자 모집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대출형 부동산 펀드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아하에셋은 올 상반기 중에 부실채권(NPL) 펀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실채권 시장은 주로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계열사들이 경쟁해왔다. 하지만 아하에셋이 판사 출신 변호사와 은행 출신 금융인이 모여 만든 회사인만큼 NPL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 대표는 “부동산 PF 시장의 주도권이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옮겨가는 것처럼 NPL 시장 역시 신생 자산운용사들이 등장하면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률과 금융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아하에셋만의 강점을 NPL 시장에서도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해욱·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