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후파산은 더 이상 남의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부진과 저성장 기조 속에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 성장의 주역이었던 베이비부머의 상당수가 준비 없이 은퇴해 본격적으로 60세 이상 노년층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노후파산으로 인한 충격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후파산은 결국 사회문제이자 경제의 문제로 귀결된다. 국민연금·건강보험 재정고갈로 인한 세대갈등에다 특히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 파산에 대한 우려다. 노년층을 부양하기 위해 정부 재정을 기존보다 더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재정적자를 부추기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재정개혁 및 복지 축소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소득 없는 노인들의 목줄을 죄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후파산은 일본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본은 저축률이 높기 때문에 노년층이 비교적 튼튼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 금융 자산비율이 일본은 210%인데 반해 우리는 90% 미만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경우 결국 국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은 국가채무비율 40%대 초반으로 상대적인 재정건전성이 높다지만 증가율은 가장 속도가 빠르다. 어떻게 재정을 효율적으로 적재적소에 사용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탐사기획팀=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