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이후 반등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우량주를 꾸준히 내다 팔면서 대형주 주가 오름폭이 중·소형주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NAVER(035420), 셀트리온(068270) 등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462조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약1,288조원)의 35.87%를 차지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지난 1월 20일의 34.59%보다는 높다. 하지만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달 24일 38.6%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이어진 코스피 반등장에서 이들 초대형 우량주들이 상대적으로 일반 대형주나 중·소형주들에 비해 상승 폭이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0일 종가 대비 현재 주가의 상승률은 13.22%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1.34% 급등했다. 특히 코스피 중형주도 같은 기간 33.45%, 소형주는 38.41%가 올라 유가증권시장 내에서도 중·소형주들이 초대형 우량주보다 성과가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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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초대형 우량주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기는 했지만, 개인의 순매수세는 외국인 매도로 인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아내는 정도였지 주가를 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최근 반등장에서 외국인들은 여전히 대형주를 팔아치우고 있었지만, 개인들은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나 원유 관련 상품, 바이오주로 매수세가 분산되기도 했다.
당분간 코로나 19 확산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가 좀더 이어질 수 있어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의 수급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황일 경우 성장성이 있는 기업이 프리미엄을 받은 경향을 볼 때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코스닥 종목들이 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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