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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S] "빚만은 대물림 않겠다"...버티고 버티다 법원 찾아

파산 신청하는 노년층

사업 실패·보증 피해가 대부분

비용부담에 신청못하는 경우도

아직 사회 전반으로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노후파산으로 고통을 받는 노년층이 적지 않다. 노후파산의 가장 큰 문제는 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힘든 만큼 기초생활자금도 마련하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노후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한영민 법무법인 로스토리 (대표) 변호사는 “사업을 하거나 보증을 섰다가 채무가 증가해 (결국 빚을 못 갚고) 신용불량자로 살다가 더 이상 못 견디는 경우가 다수”라며 “자식들에게 빚만은 물려주지 말자는 생각에 신청한다”고 말했다. 참고 참다 결국 노후파산의 절벽 끝에 선다는 얘기다.

실제 법원에 개인회생 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 사연이 구구절절하다. 어린이집을 하던 A(경기도 수원 거주, 60세)씨. 사업을 하는 친오빠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부도가 나면서 어린이집은 결국 공매로 넘어가고 대출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스크에, 유방암 선고까지 받으면서 채무변제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지입차량으로 택배 배달을 하던 B(서울 거주, 63세)씨. 생활을 위해 빚까지 내 차량을 구입했지만 경영 악화로 회사가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을 하면서 몇 차례나 회사를 이직해야 했다. 이때마다 공백이 생겨 빚은 늘고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신용카드와 대출로 막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햇살론까지 900만원을 대출받아 빚을 일부 청산했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했다. C(경기도 수원 거주, 79세)씨는 신용불량자가 된 자식의 가족을 떠안고 사업자금까지 대줬다가 사기와 송사에 휘말려 기생 파산한 사례다.

파산신청을 하고 싶지만 신청을 하지 못하는 사례는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A 법무법인 관계자는 “파산신청 비용이 130만~150만원인데 서류도 수십 가지”라며 “가장 큰 문제는 이 비용조차 없어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라고 밝혔다.



/탐사기획팀=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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