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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 '활쏘기' 무형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특정 보유자 인정없이 종목만 문화재지정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로 지정된 ‘궁시장’이 활을 완성해 당겨보며 탄력성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 그려진 ‘수렵도’에는 말을 탄 채 활을 쏴 사냥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3세기 말경 중국 서진의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중 ‘위서’ 30권에 해당하는 ‘동이전(東夷傳)’에서 우리 민족을 가리키는 동이족은 동북지역에 살고 있던 활을 잘 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된다.

이처럼 고대부터 우리 민족과 관련 깊었던 ‘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0일 활쏘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활쏘기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활동으로 나라마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활쏘기도 고구려 벽화와 중국 문헌에도 등장하는 등 역사가 길고, 활을 다루고 쏘는 방법과 활을 쏠 때의 태도와 마음가짐 등 여러 면에서 우리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현재까지도 그 맥을 잇고 있는 민족의 문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활쏘기는 지난 1928년 전국체육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탄력성이 강한 각궁(활)과 유엽전(촉이 버드나무잎처럼 생긴 화살)을 이용해 지금도 전국 활터를 중심으로 유·무형 활쏘기 관련 문화가 널리 퍼져 있으며, 활을 쏠 때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기술 규범을 비롯한 태도도 전승되고 있다. 활쏘기를 스포츠로 발전시킨 ‘양궁’은 올림픽 등 국제경기에서 ‘메달밭’이자 ‘효자종목’으로 꼽힌다. 문화재청 측 관계자는 “활쏘기와 관련된 무형 자산 이외에도 활·화살, 활터 등 유형 자산이 풍부하게 남아 있고 활과 화살의 제작기법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무예의 역사 중에서도 관련된 연구자료가 풍부하다”면서 “이 때문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문화재청은 여타 무형문화재와 달리 활쏘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체 활동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 없이 종목만 지정하기로 했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중 아리랑(제129호), 제다(제130호), 씨름(제131호), 해녀(제132호), 김치담그기(제133호), 제염(제134호), 온돌문호(제135호), 장담그기(제137호), 전통어로방식·어살(제138-1호) 등 총 9건이 활쏘기처럼 특정 보유자·보유단체 인정없이 종목만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은 30일 이상의 지정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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