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쇼크’에 준하는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가 14.9%나 감소한 것을 비롯해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국가별로도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장기간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 기록 역시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관련기사 6면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217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79억9,000만달러)나 급감했다. 일 평균 수출은 15억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18.6% 줄었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14.5일)가 지난해 같은 기간(16.5일) 대비 2일이 적었음을 고려해도 감소폭이 크다.
코로나 19발(發) ‘수출 쇼크’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8.6%나 줄어든 122억달러로 집계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와 올해 초 14개월 연속 뒷걸음질치며 장기부진에 빠졌던 수출이 회복될 틈도 없이 곧장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실제 코로나19로 글로벌 무역환경이 불투명한데다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진 초저유가까지 올해 수출은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특히 수출에 이어 수입감소까지 겹치며 지난 98개월 동안 이어진 무역흑자 흐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입액은 251억8,400만달러로 전년동기(309억3,600만달러)보다 18.6% 하락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는 34억5,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억1,200만달러)보다 3배가량 확대됐다. 2018년 기준 무역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한국 산업생태계는 외국에서 원자재를 구매한 뒤 상품을 만들어 재판매하는 특성을 가졌다. 이 때문에 수출이 감소하면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종=조양준·나윤석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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