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02년 설립된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최초로 주권을 발행해 지분을 판매했다. 그것이 최초의 주식이다. 이후 400여 년간 주식시장은 자본을 확대하고 리스크를 축소해 왔으며 배당금과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 진입한 다양한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 진입했던 모든 투자자가 성공했던 것도 아니고, 시장이 항상 상승만 했었던 것도 아니다.
시장은 폭의 차이는 있지만, 지속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왔다. 2000년 이후만 보더라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로 IT(정보기술) 버블(2000~2002년·-48%), 글로벌금융위기(2007~2009년·-56%), 그리고 아직 진행형이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2020년 2월~3월·-34%) 등 30% 이상 하락했던 구간이 3번이나 발생했다. 2000년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들이 있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때는 다우지수가 이틀간 23% 급락했고, 1987년 블랙먼데이 때는 다우지수가 하루에 23%나 폭락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처럼 단기적인 급락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상승할 때 주식 투자자들은 다양한 행태를 보인다. 시장이 급락했을 때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고 과감히 신규 진입해 매수하는 용감한 투자자도 있고, 손절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는 장기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투자자도 있다.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투자를 중단하고 현금화하는 투자자도 있다. 어떤 투자자가 최고의 선택을 했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마지막 사례의 경우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스스로 손실을 확정하고 하락 후 반등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과 하락이 반복돼왔고, 특히 급락 이후 반등을 주면서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성과를 안겨주었던 적이 많다. 앞서 언급한 사례를 보더라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S&P500지수는 IT 버블로 인한 급락 이후 5년간 101%,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175%의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하락 당시 자금의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투자를 중단한 투자자는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손실을 확정시키고 하락 이후 발생할 수익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
시장은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투자목표를 명확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얼마를 벌겠다는 단기적인 수익률에 대한 목표가 아니라 투자를 통해 미래의 경제적인 생활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목표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기존의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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