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이동이 통제됐던 군장병들에 대해 24일부터 부분적으로 외출이 허용됐지만 아직도 강도 높은 통제에 장병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내 첫 확진자 발생 직후인 2월 22일부터 전 장병 외출·외박·휴가·면회를 통제하며 정부 기준보다 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병사들은 2개월 가량을 부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됐다. 간부들에게는 이동 통제와 함께 회식 등 다수의 모임도 금지됐다. 일부 야전부대에서는 간부들에게 영내대기 조치를 해 몇 주째 퇴근도 못하고 가족도 못 보는 상황도 생겼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가기관들을 중심으로 사회 전체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군은 경찰·소방·일반공무원 등 다른 국가조직보다 엄격한 이동통제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져가고 있어 자칫 사고로 연결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군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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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부대의 한 간부는 “군이 다른 조직에 비해 강도 높은 통제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장병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스트레스가 높다 보면 자칫 사고가 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직업군인을 남편으로 둔 한 주부는 “남편이 근무하는 부대에서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 가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2월부터는 가족들과 외식도 못하고 있다”며 “주말이 되도 가족들과 외출도 잘 못하는 상황이라 남편뿐 아니라 나와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큰 불길은 잡힌 상황이라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군은 여전히 강한 통제를 하고 있다. 장병 외출 허용도 모든 부대에 해당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적은 안전지역에 한해서다.
군 장병들은 이 같은 고강도 통제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군의 특성상 이런 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의견도 많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치사율은 높지 않더라도 전염성이 매우 높다”며 “군대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조직에서는 코로나19가 퍼지면 걷잡을 수 없어 강력한 통제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최근 사회적 상황과 장병들의 스트레스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휴가와 면회도 허용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개월 간 강도 높은 이동통제로 병사와 간부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고 그 상태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조직에 비해 군 조직이 과도하게 통제를 받는 점 등을 고려해 점차 통제를 해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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