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국내외 핵심 파트너들과 활발한 동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그간 국내 이동통신사는 통신업의 산업적 특성 때문에 글로벌 사업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SK텔레콤은 5G(5세대)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술 수출 등 해외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7,437억원과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해보다 4.57%와 8.00%씩 증가한 18조5,554억원과 1조1,989억원으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며 올 3·4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가 저점 매수기회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VR·클라우드 게임·이동통신·미디어·보안 등 5G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협력을 가속하고 있다.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플랫폼 기술, 초고속·저지연 인프라 운용 전문성과 노하우,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실현시키는 각종 실감형 솔루션, 양자암호 보안사업에의 꾸준한 투자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을 위한 든든한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기업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5G MEC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디 서비스의 주 고객층은 유통·게임·미디어·제조 기업들로 예상된다. AWS가 5G 기반 MEC 상용화를 위해 손잡은 한국 ICT 기업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현재 SK텔레콤은 전국 5G 주요 거점 지역 총 12개의 MEC 센터를 구축 중이며,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고객 최접점인 기지국 부분에 MEC를 적용해 기존 대비 향상된 초저지연 효과를 내는 ‘5GX MEC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국내 독점 파트너로 선정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아도 통신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초고속·초저지연 5G 네트워크와 넉넉한 서버 용량이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독자 개발한 3D-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무선 설계 기술을 통해 5G 망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설계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탱고(TANGO)’와 세계 최초 가상화 통합 관리 플랫폼 ‘T-MANO’를 통해 5G망을 실시간으로 감시·분석해 문제를 찾아 스스로 해결·최적화하는 등 다량의 데이터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 하는 우수한 인프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5G 관련 기술의 해외수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5G RF(무선주파수) 중계기’를 올해 2·4분기 중 독일 주요 도시에 구축하고, 고객 체험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지난 9월부터 5G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상용화 분야에서 공동 TF를 통해 협력을 논의해왔다. ‘5G RF 중계기’는 실외 기지국의 5G 전파를 받아 빌딩·터널·지하공간 등 전파가 닿기 어려운 실내로 증폭·확산하며 5G 커버리지를 넓히는 핵심 장비로 유선 네트워크 환경이 한국 대비 열악한 유럽에서의 관심이 높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5G 솔루션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년에 걸친 과감한 투자 역시 성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7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분야 세계 1위 스위스 기업 IDQ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IDQ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선도하고 관련 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5G 시대에 ‘보안’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지난해 10월에는 IDQ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유럽과 미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IDQ는 유럽연합(EU) 산하 ‘양자 플래그십’ 조직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양자키분배기(QKD) 1위 공급사로 참여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5G 상용화 이후 초기 투자비 부담과 마케팅 경쟁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시장에서 소외 당했던 통신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SK텔레콤은 올해부터 MNO(이동통신) 사업과 신성장사업부를 양대 성장축으로 삼는 운영 체제를 도입한 만큼 각각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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