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미국 증시가 절반 가까이 회복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높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하락폭이 큰 업종에 집중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상대적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는 현금 비중이 높은 성장기업에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7일(현지시간) 기준 98만7,022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는 전 세계 환자의 3분의1에 해당하고 사망자는 5만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주 정부의 대규모 셧다운에 따른 근로자들의 대규모 일시 해고도 이어졌다. 3월 셋째주부터 3주간 신규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은 2,200만명에 달한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두 가지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기업이 현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높은 잉여현금흐름을 가지고 주주 환원 (배당·자사주 매입)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이익 성장 감소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에서 세금·영업비용·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으로 차기 주주 배당, 자사주 매입 규모를 예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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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유동성이 낮아진 경우에는 안정적인 사업으로 현금을 벌어들인 기업이 설비투자, 연구개발, 배당, 자사주 매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부채비율이 높고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기업들은 주주 환원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사주 매입이 중단되거나 줄어들 경우 기업의 이익(주당순이익)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의 많은 기업이 지난 금융위기 이후 유행처럼 번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이익 성장률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당 받게 되는 순이익을 높여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많은 기업이 선호해왔다.
두 번째는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성장의 기준은 ‘매출액과 이익’이다. 최근 미국의 일부 기업들이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아 성장률 집계가 쉽지 않지만 다년간에 걸쳐 변화해온 트렌드를 살펴보면 어떤 기업이 성장하는 기업인지 알아낼 수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전 S&P500지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섹터는 금융·경기소비재·정보기술(IT)·에너지·헬스케어였지만 코로나19 직전 기준으로는 IT·경기소비재·헬스케어·금융·커뮤니케이션서비스 순으로 바뀌었다. IT는 비중이 10.2%포인트 높아졌고 커뮤니케이션서비스도 4.6%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4차 산업과 획기적인 사업모델로 중무장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대형 기술주들의 혁신에서 비롯된 결과다.
다시 정리하면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잉여현금흐름이 높아 주주 환원을 이어갈 수 있고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이끌며 이익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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