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이어온 반등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수익률이 국내 기관이나 개인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온 까닭에 중·소형주의 강세가 뚜렷했던 이번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한 주식의 1주당 평균 가격(주식 수/시가총액)은 4만2,577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당시 1주당 평균 가격이 3만3,376원임을 고려하면 이후 반등장에서 27.57%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평균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제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2.69% 상승해 외국인들의 보유 주식 단가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외국인들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의 평균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이 주로 대형주 중심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등장에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29.87% 상승했지만, 중형주 지수는 48.65%, 소형주 지수는 50.75% 급등했다. 오히려 외국인들의 수익률은 코스피 대형 우량주만 모아놓은 코스피 50지수의 상승률(27.71%)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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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등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최근 반등장에서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며 “바이오제약이나 언택트 관련 종목이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도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39%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에는 36.78%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정점을 지나기는 했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이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코로나19의 진정세가 뚜렷해지고, 경제활동 재개가 가시화되는 한편 유가가 20달러 수준에서 안정을 찾아간다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순매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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