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무기한 연기'

주식 취득 예정일 변경 고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가 무기한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자칫 인수작업 이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거래종결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아 사실상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기사 11면

HDC현산은 29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정을 구주의 경우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거래종결일로 합의한 날’로 변경했다. 향후 주식 취득일을 명시하지 않아 이렇다 할 인수 일정을 밝히지 않은 셈이다. HDC현산의 한 관계자는 “주식 취득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연기했다”고 말했다.

HDC현산과 금호산업(002990) 간 구주매매계약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해외의 기업결합 승인 등이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미국 등 6개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했고 현재 러시아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일정을 변경했지만 이는 표면적 명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인수조건 변경을 위해 채권단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산은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출금 상환 연장, 금리 인하, 출자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바뀌었으면 가격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HDC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운항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며 항공산업 구조조정이 자칫 반쪽에 그칠 수 있다.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2조9,000억원을 지원한 것도 인수합병(M&A)에 의한 구조조정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정부의 항공산업 구조조정은 대한항공의 경우 독자적인 자구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M&A를 통한 정상화, 나머지 저가항공사는 선 구조조정, 후 지원의 틀이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연기는 정부의 항공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HDC현산의 고민은 상황이 너무 바뀌었다는 것이다. 당초 각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끝나면 1조4,7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산은과 수은의 차입금 1조1,7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또 HDC현산은 추가 공모채 발행, 인수금융 등을 통해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극도로 심화됨에 따라 HDC현산 내부에서도 인수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보다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1·4분기 수천억원의 손실은 물론 올해도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권에서는 HDC현산이 포기하지 않는다 해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HDC현산과 함께 인수를 추진했던 미래에셋금융그룹 역시 자금난을 겪으며 인수 의지가 약해진 상태다. 미래에셋은 최근 주가 폭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작업 등으로 자금 여력이 없다.

답답한 것은 항공산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멘 산은 등이다. 최근 산은은 수은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HDC현대산업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업황 악화로 다른 인수후보를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