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소재 및 건자재 업체 KCC(002380)그룹 오너 2세간의 지배 구도 굳히기가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KCC글라스 지분 일부를 조카에게 증여했다. 정몽익 KCC 수석 부회장이 KCC글라스를 지배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나온 행보인 만큼 사업영역 교통정리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진 KCC 회장은 보유 중인 KCC글라스 지분 2.03%(보통주 17만68주)를 특수관계자인 정한선에게 증여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2만9,400원으로 약 49억원어치다. 이번 증여로 정 회장의 KCC글라스 지분율은 16.37%로 줄었고 정한선의 KCC글라스 지분율은 2.06%로 늘었다.
정한선은 정몽진 KCC 회장의 동생 정몽익 KCC 수석부회장의 아들이다. 2007년생으로 올해 만 13세다.
KCC는 올해 1월 유리 및 바닥재, 건자재, 인테리어 유통사업부문을 인적 분할 KCC글라스를 신설한 바 있다.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의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 간의 계열분리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이번 기업분할 과정에서 KCC글라스에 편입된 점이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더해 정 회장이 정 부회장 아들에게 KCC글라스 지분을 증여하면서 사실상 계열 분리에 돌입한 모습이다. 현재 KCC글라스 지분율은 정몽진 회장(16.37%), 정몽익 부회장(8.8%), KCC(6.85%), 정몽열KCC건설(021320) 사장(5.28%), 정상영(5.05%) 순이다.
업계에서는 정몽진 KCC 회장이 B2B 중심의 KCC를 총괄하고, 둘째인 정몽익 KCC 수석부회장이 KCC글라스를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은 오래전부터 KCC건설을 독자적으로 경영해왔다. 지분도 30%라 향후 구도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