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30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3차 추경안 편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72년 이후 48년 만의 3차 추경이 이뤄지면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예산실 공무원들은 밤샘 작업을 반복하는 격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예산 당국은 오는 6월 초 국회 제출을 목표로 3차 추경 편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차 추경과 2차 추경의 국회 통과 시점이 각각 3월 17일, 4월 30일이었음을 고려하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추경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기재부 예산실은 보통 해마다 2~4월에 이듬해 본예산 편성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데 올해는 여기에 상반기에만 무려 세 차례의 추경이 겹치는 강행군이 계속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도시락을 시켜먹으면서 새벽 3시까지 일한 다음 몇 시간 자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48년 만의 3차 추경을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하면서 남은 관심은 추경 규모와 세부 사업에 쏠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3차 추경에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세입경정을 포함해 고용안정 대책과 금융보강을 위한 소요, 향후 경제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 등을 한꺼번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무급휴직자 지원 등 고용안정특별대책에 필요한 재원 10조1,000억원 가운데 9조3,000억원을 3차 추경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 홍 부총리의 설명대로 경상 성장률 추정 오차에 따른 세입 경정분과 경기부양 예산까지 포함하면 3차 추경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1~3차 추경 규모를 모두 합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인 2009년 추경(28조9,000억원)을 가뿐하게 넘어선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차 추경안은 당초 정부안(7조6,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난 12조2,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늘어난 국비 4조6,000억원은 국채 발행 3조4,000억원, 추가 세출 구조조정 1조2,000억원으로 충당한다. 총수입은 482조2,000억원으로 1차 추경보다 5,000억원 증가하며 총지출은 531조1,000억원으로 8조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에서 4.5%로 올라갔으며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1.2%에서 41.4%로 상승했다. 여기에 3차 추경 재원의 상당 부분을 적자국채를 찍어 조달하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은 각각 5%, 43%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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