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우리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해 우리군이 대응 사격을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전 7시 41분께 강원도 철원 DMZ 감시초소(GP)에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수발이 피탄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GP 근무자가 수발의 총성을 듣고 주변을 확인한 결과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다.
합참은 “우리군은 북한군 GP에서 운용 중인 화기로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10여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한 뒤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했다”며 “아군 인원과 장비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우리군은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과 상황 파악 및 추가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군은 오전 9시 35분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북측의 설명을 요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 드러낸 뒤 총격이 이뤄진 점에서 일각에서는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군은 의도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당시 기상과 북한 동향 등을 고려해 오발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도를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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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총격 당시 안개가 짙게 끼어 시계가 1㎞ 이내로 굉장히 안 좋았고, 통상적으로 그 시간대가 북측의 근무 교대 이후 화기 등 장비 점검이 이뤄지는 시간대다”며 “북한 GP 인근 영농지역이 있는데 영농지역에서 상황 발생 전이나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일상적인 영농활동이 지속해서 식별되고 있고,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 GP가 통상적으로 도발에 유리한 지형에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북한 GP는 다른 GP와 다소 떨어져 있고, 우리군의 GP가 북한군 GP보다 높은 지형에 있다”고 설명했다. 총알에 맞은 GP의 탄흔을 초기 분석한 결과 유효 사거리 내에서 화기가 발사된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군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면서도 일체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북한군의 DMZ 내 총격은 2014년 10월 북한군 병사의 귀순 사건 이후 5년 7개월여 만이며, 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행위 자체는 군사합의 위반이지만 총격의 의도성은 좀 더 세밀한 분석과 확인이 필요하다”며 “우리군이 경고 사격 이후 경고 방송을 한 것에 대해서는 상황이 발생한 이후 현장 지휘관이 판단해 현장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합의는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 방송 2회 이후 경고사격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총격은 대북 전단 살포, 6·25전쟁 유해발굴작업, GP 철수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14년 10월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쐈고, 우리 군은 북한 GP를 향해 대응 사격을 한 바 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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