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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대구 침구시장 매출 70% 급감...“침구 업계 폐업 도미노 우려마저”

코로나19로 백화점 침구류 매출 15%↓

침구 공장 가동률 40%, 격일 출근 중

하청 밑단 제조 공장부터 직원 감축

"사업자등록 없어 정부 지원 사각지대"

광장시장 침구류 판매 상점 전경 /연합뉴스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침구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시장 특성상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좁은 내수 시장에서 영세 업체 간 출혈 경쟁을 이어오던 가운데 한 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봄철 신혼 특수까지 사라졌다. 알레르망, 이브자리 등 대형 브랜드에 위탁 생산(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해 납품하는 침구 제조 공장은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매출은 70%가 뚝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인력 감축과 하청망 재구축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연쇄 폐업까지 거론된다.

2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2월 1일부터 4월 27일까지 침구류 관련 매출액은 전년 동기( 2~4월)보다 15%가 급감했다. 2018년, 2019년 모두 봄철 혼수 특수가 겹치면서 각각 6%, 18%대로 매출이 급증해왔던 데서 꼬꾸라진 것이다.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유통에도 재고만 쌓이고 제조는 ‘올스톱’ 수준이다. 실제 대구경북침구류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침구류 생산의 60~70%를 차지하는 대구 지역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전년에 비해 70%가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신규 제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은 40% 수준이다. 2017년 기준 대구와 경북 지역에만 침장·침구업체가 1,092개, 종사자는 4,67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하청 밑단에 가까운 이불 원단 공장은 5월 중순까지 아예 휴업하는 곳도 많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불은 만져보고 누워보고 사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사실상 현장 판매가 불가능하다”면서 “혼수 특수로 일 년 중 3~4월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지만 현재 전국 이불 판매처에 공급 유통 자체가 중단돼 제조 자체가 멈췄다”고 말했다.

◇백화점 침구류 매출액 변동률 현황(단위:%) /자료제공=롯데백화점




현장은 가동률 수치 이상으로 준 폐업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 매출 50억원, 직원 5명 이상인 조합 업체 45개 공장 중 한 곳은 이달 운전자금 부족으로 폐업했다. 30~50년간 간판을 유지하고 버텨온 업계에서 폐업은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전체적으로 기약 없는 무급 휴직으로 인력을 줄였고 10곳가량은 격일 출근제를 운용 중이다. 일자리를 없애진 않고 직원 절반은 최소 기본급만 받기로 합의한 것이다. 당장은 버티고 있지만 대형 판매 유통업체를 정점으로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하청에 재하청으로 얽혀있는 업계 특성상 납품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도미노로 폐업이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의 한 침구 공장 관계자는 “출근 직원을 줄이고 소규모 주문에 맞춰 부부끼리 연명하는 업체가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폐업은 아니어도 직원이 없으니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중심에 영세 업체가 많아 정부의 정책 자금 수혈도 원활하지 않다. 심성곤 대구경북침구류협동조합 상무는 “워낙 사업자들이 노령에 영세해 이미 경영관리 직원부터 없애 사실상 정책 지원 서류를 낼 수 있는 업체도 많지 않다”며 “대구 서문시장만 해도 사업자등록조차 없는 업체가 절반이 넘고 일감에 따라 고용 현황이 크게 변하는 일이라 일자리 유지를 조건으로 하는 현재 정책에는 침구 업계는 사각지대”라고 호소했다. /이재명·박민주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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