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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창덕궁에서 서오릉까지…하나로 잇는 '조선왕조 500년'

'조선왕릉 숲길' 조성

세종과 왕비 소헌왕후 심씨가 잠들어 있는 여주 영릉 소나무숲길에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무덤인 광릉 숲길.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인 서울 정릉에는 이맘때면 순백의 팥배나무꽃이 만개한다. 세종과 왕비 소헌왕후 심씨가 잠들어 있는 여주 영릉은 매년 봄이면 소나무와 어우러진 분홍의 진달래꽃을 보러 상춘객이 몰려든다. 각 왕과 왕비의 묘인 능(陵)과 왕세자와 왕세자비, 후궁의 무덤 원(園), 대원군의 무덤인 묘(墓) 등 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우수한 조선왕릉이 하나로 연결된다. 태조부터 순종까지 500여년 조선왕조의 역사를 담는 왕릉들이 따로 또는 같이 걸을 수 있는 관광테마로 조성된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조선왕릉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조성하는 ‘조선왕릉 숲길’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동구릉의 경릉~양묘장길(1,500m)과 남양주 사릉의 소나무길(200m), 서울 정릉의 팥배나무숲길(600m), 고양 서오릉 서어나무길(800m) 등 왕릉 내 11개소, 총 12.3㎞ 구간에 이르는 왕릉 내부 숲길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왕릉의 역사와 문화·생태 등 다양한 경관자원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각각 야생화·자연학습장·서어나무 같은 테마길로 꾸며진다.



내부 숲길 정비와는 별도로 왕릉 숲길을 주변 지역으로 확장하고 왕릉 간 연계성을 높인 ‘왕릉 외부 길’ 코스 탐방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왕릉과 왕릉을 연결한 ‘순례길’부터 왕릉과 궁궐을 연결한 ‘거둥길’, 왕릉과 주변 지역을 연결한 ‘ㄱㆍ티길(가티길·가치와 길을 합성한 단어)’로 나누고 주제별로 다양한 관광·문화자원과 연계한다. 제일 범위가 큰 것은 ‘순례길’이다. 순례길은 조선의 상징적 성지인 왕릉을 하나로 잇는 여정길로 창덕궁에서 시작해 서오릉까지 조선왕릉 30개소(능 40기, 원 7기, 묘 7기)를 연결하는 총 길이 558㎞의 순환형 노선이다.

거둥길은 궁궐과 왕릉을 잇는 능행길이다. 동구릉 거둥길, 태릉과 강릉 거둥길 등 총 길이 173㎞의 7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ㄱㆍ티길은 왕릉이 밀집한 파주 장릉과 삼릉, 남양주 광릉 등을 중심으로 권역별로 능·원·묘와 능침사·조포사 및 주변걷기 길을 잇는 사업이다. 왕릉·원묘를 주변의 지역문화자원과 연결하는 7대 노선으로 구성된다.

문화재청은 “조선왕릉 내외부를 연결하는 왕릉 외부길은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왕릉길이 방문객들에게 역사를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주제별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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