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와 충북 청주시 중 한 곳에 신약·반도체 등 첨단 연구개발(R&D) 장비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 전남 나주시, 충북 청주시 중 나주와 청주를 방사광가속기 후보지로 선정, 7일 현장 점검 뒤 8일 오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총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내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에 이어 늦어도 오는 2022년에 사업에 착수,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는 방사광가속기의 지역 생산유발 효과가 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호남권에 가속기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인근을 예정부지로 제시하며 광주과학기술원(GIST)·전남대·전북대 등 호남권 대학과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와 연계해 연구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청주는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예정부지가 전국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입지와 편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고 내세운다.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와 대덕연구단지 등 연구 인프라가 인근에 밀집돼 있다는 점도 어필한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가속기가 만든 빛으로는 일반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구조나 살아 있는 세포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인 셈이다. 현재 경북 포항에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돼 있지만 연구자들의 수요를 다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광가속기는 생명과학과 신약·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 산업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시설이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등의 개발에도 활용됐다. 물리학자인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방사광가속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 치료제나 백신,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신기술 개발 등 기초연구에서 응용·개발연구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방사광가속기 외에 양성자가속기가 경주에서 운용되고 있고 2021년 말에는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중이온가속기, 2023년 말에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가 부산에 각각 구축되는 등 가속기의 공급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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