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50조원 달성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삼성전자(005930)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거치면서 30조원 아래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기존(33조원)보다 10%가량 줄어든 30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기존 전망치를 수정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모바일·디스플레이·가전 사업 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탓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 부문의 올해 실적이 영업이익이 27조7,000억원 정도였던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못할 것으로 예상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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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증권사들도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지난 4일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해 30조원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전망치는 31조8,130억원이었지만 이보다 6% 감소한 29조9,220억원을 제시했다. 올 초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45조원 이상으로 전망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한국투자증권 역시 잇따라 전망치를 조정하며 33조7,980억원까지 끌어내렸다. 이 외에도 유안타증권은 34조9,784억원에서 33조6,282억원, 신한금융투자 34조1,120억원에서 32조6,107억원, 한화투자증권은 32조140억원에서 30조2,100억원으로 3~5%가량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전망치를 낮추면서 시장 컨센서스도 올 초보다 20% 정도 감소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적었던 올 1월 말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40조원이었지만 현재는 32조원 정도까지 내려왔다. 올 초 50조원 돌파를 내심 바랐던 ‘장밋빛’ 전망이 이제는 지난해 기록했던 최악의 실적에 근접할 수 있다는 우려로 바뀐 상황이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가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생산 차질이 미미하다는 전제 아래 2·4분기 바닥을 찍고 3·4분기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 아래에서 세워진 만큼 예상과 달리 코로나19의 악영향이 더 지속된다면 전망치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올해 말 이익 가이던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현재 상황이 더 악화되거나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경우 현재 전망이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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