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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개미' 편식에..ETF종목 17개월만에 첫 감소

종목수 3월 451개→지난달 449개

거래대금 늘었지만 '쏠림현상' 심화

새 상품 등 다양성 확보도 어려워져





매년 큰폭의 성장을 거듭했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위축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와 증시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관련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등 특정 종목에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종목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종목은 총 449개로 전월(451개)보다 2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개 종목이 늘었던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매달 신규 상장과 폐지를 거쳐 증가하거나 제자리를 유지했던 ETF 종목 수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코스닥150’ ETF가 신규 상장됐지만 이달에만 이미 7개 ETF의 상장폐지가 예정됐다. 또 지난달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관련 ETF의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돼 당분간 ETF 상장이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ETF 시장은 거래대금이 급증했지만 수혜는 일부 종목에 한정됐다. 국제 유가와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방향성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9,249억원에서 3월 3조1,047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한 상품유형은 국내 레버리지·인버스(3조9,864억원), 해외 원자재(601억원) 등뿐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22일 신탁원본액이 감소한 ‘ARIRANG KRX300금융’과 ‘ARIRANG 스마트베타 LowVOL’ 등 특정 산업과 투자전략에 기초한 7개 종목을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각 ETF 간 순자산가치총액도 격차가 벌어졌다. 국제 유가와 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ETF가 과열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3월 한달 순자산가치총액이 증가한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지수와 유가를 추종하는 종목이었다. 코스피20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KODEX 레버리지’ ETF가 1조4,815억원 늘었고 국제 원유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도 2,503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상장이 봇물을 이뤘던 TR ETF의 순자산가치는 감소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신규 상품을 시도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초 액티브 주식 ETF 규정 개정 등이 논의되면서 신규 상품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신규 상장 일정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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