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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S] 전담조직 둔 서울반도체, 바이오니아…특허분쟁에 백전백승

■기술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특허 대응

# 지난 1980년대 국내 최초로 퍼스널컴퓨터를 생산한 삼보컴퓨터는 저가정책을 앞세워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삼보컴퓨터는 미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시장점유율 19%를 차지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으나 2000년대 초 휴렛팩커드(HP)와의 특허소송에서 패하면서 무너졌다. 특허 침해 판결과 사용금지 명령을 받아 제품 판매를 금지당했기 때문이다.

# 디지털캐스트는 1997년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나 부실한 특허전략으로 특허전쟁에서 패한 후 시장에서 퇴출됐다. 원천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특허전략이 필요한데 디지털캐스트는 단 3건의 특허만 확보해 촘촘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경쟁업체들의 유사제품 출시와 특허무효소송으로 권리범위가 축소됐으며 해외 특허는 미국 특허괴물에 인수되면서 수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놓쳤다.

삼보컴퓨터와 디지털캐스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식재산권인 특허는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국가 경제 기여도도 크다. 지식재산권은 특히 스타트업 성장의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전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최초 특허 등록 후 5년간 평균 고용이 54.5% 증가했다. 매출액은 79.5%, 3년 이내 벤처캐피털(VC) 투자 확률은 47%, 특허담보대출 확률은 76% 증가했다.

MIT 이노베이션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은 특허 보유 시 미보유 대비 35배 증가하고 창업 후 1년 내 상표권 등록 시 미등록 대비 5배 증가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기술 확보만큼이나 특허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삼보컴퓨터와 디지털캐스트는 특허 관리 실패로 쓴맛을 봤지만 서울반도체와 바이오니아는 중소·중견기업임에도 특허전담조직을 꾸리는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국·일본 기업과의 특허분쟁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연구개발(R&D) 초기 단계부터 면밀하게 전 세계 특허를 분석해야 한다”며 “해외기업 특허를 회피·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적인 연구로 특허분쟁을 사전에 예방해야 고부가가치 핵심·원천특허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탐사기획팀=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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