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야구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군산 야구는 1902년 서양 선교사 전킨이 지금의 구암동산에 설립한 영명학교(현 제일고)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산이 전국적으로 야구의 도시로 이름을 날리게 된 데는 ‘군산상고’의 역할이 컸다. 역전의 명수라는 명예로운 별명이 붙은 군산상고는 올드 야구팬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군산상고에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1972년 황금사자기 결승에서다. 군산상고는 제26회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영남의 강호 부산고등학교를 결승에서 만나 9회까지 4대 1로 뒤지고 있었으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고, 당시 1번 타자인 김일권이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올려 4대 2로 따라붙었고, 계속되는 찬스에서 2번 타자 양기탁이 안타를 때려 4대 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3번 타자 김준환이 끝내기 좌전안타를 치면서 5대 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처럼 군산상고가 야구 명문고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한 기업인의 야구사랑 덕분이었다. 군산 향토기업인 경성고무 창업주 이만수의 아들인 이용일 씨가 일찍이 군산 지역에 야구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교 네 곳 중학교 두 곳, 고등학교 한 곳에 야구부를 만들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군산상고다. 군산상고는 김봉연, 김성한, 김일권, 조계현, 조규제 등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고다. 군상상고라는 야구 명문고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이용일 씨는 훗날 KBO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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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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