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리츠에 투자하는 조직을 강화하고 관련 상품 준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지방행정공제회를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현재 글로벌 상장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코람코운용뿐만 아니라 신한대체투자운용·KTB자산운용·BNK자산운용 등 다수의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은 이미 글로벌 상장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글로벌 상장 리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국내 기관들이 최근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행정공제회가 대표적이다. 행정공제회는 최근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를 위해 총 2억 4,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글로벌 리츠 주가가 크게 하락해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현지 실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상장 리츠를 제외하고는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이유다. 이에 행정공제회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글로벌 부동산운용사인 CBRE클라리온과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글로벌 리츠 펀드에 각각 8,000만달러, 총 1억 6,000만달러를 맡겼다. CBRE클라리온은 삼성SRA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인베스코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투자한다. 아울러 마스턴투자운용과 함께 스타우드의 스페셜 시츄에이션 펀드에 8,000만달러를 맡겨 글로벌 상장 리츠와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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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공제회는 향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행정공제회는 해외투자를 선도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관인 만큼 다른 기관들도 행정공제회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기관들의 글로벌 상장 리츠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국내 운용사들도 관련 조직을 갖추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관들 사이에서 글로벌 상장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 19 때문만은 아니다. 대체투자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유동성인데 상장 리츠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상장 리츠 투자는 포트폴리오 변화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최근 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오피스 시장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우량 임차인으로 부상하고, 이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리테일 투자가 시들고 물류센터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등 투자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상장 리츠는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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