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4조~5조원대의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또 하경방과 별개로 ‘10조원+α’로 올해 목표치를 제시한 대형 민자사업과 관련해서는 2조~3조원 안팎의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을 ‘플러스 알파’로 얹어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감염병 쇼크 확산으로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여 성장률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1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6월 초 하경방을 통해 발표하는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위해 산업계와 막바지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판 뉴딜과의 연계 차원에서 ‘언택트(비대면)’와 ‘디지털’ 분야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기업투자 건을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는 투자계획만 수립하고 실제 착공은 2~3년 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조·서비스 분야의 상위 30대 기업과 논의하고 있다”며 “투자 프로젝트를 조만간 확정한 뒤 하경방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관계부처와 각 기업이 협의를 벌이는 만큼 최종적인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와 산업계 안팎에서는 4조~5조원 수준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월28일 코로나19 관련 1차 종합대책을 내놓을 당시 공개한 3조원의 기업투자 프로젝트(경기도 고양 콘텐츠파크, 전남 여수 액화천연가스터미널)보다 큰 규모다. 앞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민간 프로젝트 목표치가 15조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절반 이상을 채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도로·철도·항만 등 대형 민자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6월로 예정된 제3차 민간투자활성화추진협의회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에 ‘민간에서 제안받고 검토 중인 신규 사업을 의무적으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10조원+α’의 민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서울시·경기도 등 일부 기관이 민간의 의뢰를 받아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인 ‘플러스 알파’ 사업 규모가 2조~3조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에 발굴이 확정된 △주요 기간교통망 사업(5조원) △완충 저류시설 사업(2조원) △하수처리장 이전·현대화(1조5,000억원) △신항 인프라 및 항만 재개발(9,000억원) 등은 모두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 프로젝트와 달리) 민자사업은 하경방에 당초 제시한 목표인 ‘10조원+α’ 수준으로만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민자사업 집행 규모를 5조2,000억원으로 잡은 가운데 1·4분기와 2·4분기에 투자집행 목표를 각각 25%와 50%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0%포인트, 16.6%포인트 높은 수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확실한 경기부양 효과는 결국 대기업 투자와 대형 SOC 사업에서 나온다”며 “민간투자 유도에 걸맞은 규제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마이너스 성장폭’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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